오방색 나무에 새긴 ‘반야심경’

오방색 나무에 새긴 ‘반야심경’

2012년 04월 07일 by jeungam

    오방색 나무에 새긴 ‘반야심경’ 목차

▲ 오방색을 칠한 나무위에 한문 반야심경을 서각한 안강수 소장의 작품 '반야심경'▲ 오방색을 칠한 나무위에 한문 반야심경을 서각한 안강수 소장의 작품 '반야심경'

오방색 나무에 새긴 ‘반야심경’

법흥사 5월 13일까지 안강수 초대전

 

불교 미술의 꽃인 서각(書閣)은 번뇌와 망상의 일상을 내려놓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길 수 있는 탁월한 수행법이다.

 

단순히 글을 새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깊이 고민하고 작가 자신의 혼을 불어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30여 년간 조형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온 안강수 보광불교조각연구소장(지정문화재 조각기능 제1360)은 법흥사 야외전시장에서 ‘봄을 여는 평화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5월 13일까지 서각 초대전을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한문 <반야심경>과 <도덕경> 등 안강수 소장이 평소 좋아하는 불교경전과 글귀들을 하나하나 서각하고 화려한 오방색(五方色)의 색감으로 덫칠한 작품을 비롯한 목조불상과 목조달마상 등 2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조각의 세계는 이미 많은 정서적 호환이 있어 설명이 불필요합니다만, 서각에 있어서는 많은 고민이 따르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안강수 소장은 목조각은 이미 보편화 돼 있는 예술의 분야이지만 서각은 그 맥이 점점 끊어져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안 소장은 전통서각의 바탕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띠고자 했다. 색ㆍ형ㆍ선의 조화와 입체감이 더해진 조형서각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고민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험정신이 강한 작품들로 새김질의 멋을 드러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한 작품에 양각(陽刻)ㆍ음각(陰刻)ㆍ편각(片刻) 기법을 사용해 다양한 서각을 선보이는가 하면 나무의 결을 살려 그 위에 연꽃의 잎모양을 그리는 등 자연친화적 작품을 선보인다. 100년이 넘은 사찰토기와를 구해 그 위에 서각을 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대학시절 사학도였던 안 소장은 학교를 졸업 후 주위의 권유로 일반 공예조각을 배우기 시작했다. 일본 연수를 통해 불교 조각에 눈을 뜬 그는 당시 불교조각회 이상철 회장과 인연을 맺고 이진형 선생 문하에서 10여 년간 도를 닦듯이 수업을 했다. 안강수 소장은 그의 작품에서 지극한 불심과 자비의 손길을 표현한다.

 

안 소장은 “이제 서각이라는 장르도 나무에 새김질을 하는 물리적 행위를 벗어나 작가의 마음을 표현하는 살아있는 예술행위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각 초대전을 통해 판매된 수익금은 평화로운세상만들기(이사장 도완)의 청소년 교육지원 기금으로 마련된다. 모금된 기금은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청소년 아카데미 활동에 쓰여질 예정이다.